앞의 글에서는 포화 시장에서의 해법의 하나로 Customer Retention 경쟁력 강화로 기존 고객 유지에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포화된 이통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시리즈 이전에 업로드 된 글 ‘해외 이통사들의 MVNO를 통한 시장 세분화’를 통해서는, 새로운 가입자 기반 확대의 돌파구로 MVNO를 적극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만, 이번 글에서는 멀티브랜드(multi-brand)를 활용하여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 공략을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나가는 전략을 살펴보려 합니다.
멀티브랜드를 통한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 공략
사실 국내 이통사들도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 공략을 위해 맞춤화된 로열티 프로그램, 프로모션 전략을 전개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일례로 SKT의 TTL, Ting 등이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KTF도 한 때 Drama를 비롯해서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에 특화된 로열티 프로그램을 전개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현재는 Show 멤버쉽으로 통합되었네요.) 그러나 중장년층, 10~20대 젊은층, 노년층을 막론하고 모두 동일한 이통사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SKT 가입자요, KTF, LGT의 가입자인 것이지요. 따라서 이통사의 서비스와 브랜드가 특정 고객 세그먼트에 국한된 서비스 차별화 요소나 고유의 이미지를 가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기된 방법이 바로 멀티브랜드 전략입니다. MVNO를 통한 시장 세분화와는 다르게, 이통사 서비스 브랜드를 고객 세그먼트에 맞게 다양화한다는 점, 그리고 해당 서비스를 이통사가 직접 제공한다는 점(별도의 MVNO 사업자를 통하지 않고)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몇몇 사례의 경우 메인 브랜드(main brand)와 달리 서브 브랜드(sub-brand)를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하여 형식적인 측면에서 MVNO의 유형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 역시 크게 보면 멀티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일단 MVNO 제휴를 통해서도 저가 시장과 젊은 층 흡수에 성공할 수 있겠지만, 제휴 MVNO가 이통사와 아무런 지분 관계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이 때 이통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 임대 수익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별도의 브랜드를 통해 자체적으로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를 공략할 경우 자체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 이통사 서비스로 공략하기 어려웠던 고객 세그먼트를 특화된 서비스와 브랜드로 공략함으로써 이통사의 공략 고객 세그먼트가 보다 다양해지고, 이로 인해 기존 서비스로 흡수하지 못했던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림] 멀티브랜드를 통한 이통사의 타깃 고객 세그먼트 확대
멀티브랜드 성공 사례와 극복 과제는 무엇인가?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대표되는 이통사로는 네덜란드의 KPN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KT 정도되는 유무선 종합 통신사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KPN은 네덜란드 외에도 벨기에, 독일에서도 이동통신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각국에서 메인 브랜드 외에 다양한 서브 브랜드로 고객 기반 확대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보급률이 100%가 넘어 시장 포화 상태인 네덜란드에서 KPN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그 외 고객 세그먼트 공략을 위해 Hi, Telfort, Simyo 등 별도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브랜드별로 유통 매장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사실입니다. KPN 매장 외에 Hi 매장, Telfort 매장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가입자들 중에서는 본인이 가입한 Hi, Telfort 브랜드가 KPN의 서브 브랜드라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서브 브랜드를 해당 고객 세그먼트에 특화된 브랜드로 육성하여, 메인 브랜드인 KPN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네덜란드 KPN의 멀티브랜드 전략
KPN은 이와 같은 멀티브랜드 전략을 통해 치열한 경쟁 환경 하에서도 지배적 사업자의 입지를 고수하고 가입자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비용과 성과 측면에서의 마이너스 요인을 고려해 보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일단 멀티브랜드 전략을 추진할 경우, 개별 브랜드를 각각 마케팅 해야 하므로 마케팅 비용 측면에서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정교한 마케팅 전략이 수립되지 않을 경우 이통사 브랜드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서브 브랜드 가입자 규모가 메인 브랜드를 초과하는 이른바 주객 전도 현상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서브 브랜드는 기존 메인 브랜드(주로 프리미엄 고객 위주겠지요 아무래도)가 공략하지 못하는 고객 세그먼트를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 당 수익 측면에서는 기존 메인 브랜드 대비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메인 브랜드 가입자가 서브 브랜드로 옮겨가서 전반적인 가입자 당 수익이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우려할 수 밖에 없는데, KPN의 경우 독일에서 이미 서브 브랜드 가입자가 메인 브랜드 가입자수를 추월하였으며 네덜란드에서도 서브 브랜드가 메인 브랜드에 필적할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와 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독일에서의 KPN 메인 브랜드, 서브 브랜드 가입자 추이
어떻게 멀티브랜드 전략을 추진할 것인가?
이처럼 예상 가능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통사 입장에서는 시장 성장이 정체기에 있는 현 시점에서 고객 세그먼트 발굴을 통한 가입자 기반 확대 전략이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나 매력적인 고객 세그먼트로 언급되어 왔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Youth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이민자 층, 저소득층을 공략한 No Margin 브랜드, 은퇴 전후의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를 겨냥한 Silver 브랜드, 소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Ultra Premium 브랜드 등 이통사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발굴할 수 있는 고객 세그먼트는 다양하니까요. 다만 각각의 브랜드 별로 어떻게 서비스를 차별화 할 것이며,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것인지 정교한 전략 수립이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국내의 경우 기존에 존재해왔던 로열티 프로그램과 연계된 서비스와 브랜드 육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습니다. 다만 각각의 브랜드 별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점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에, 아무래도 마케팅 투자 측면에서 여력을 갖고 있는 사업자에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투자 부담을 줄이고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타 산업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서비스 혹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자와 파트너쉽을 체결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